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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구석구석 두 번째 교토 무덕전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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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내가 왜 그랬을까?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무덕전의 중앙과 사이드는 계고를 받아 주시는 선생님과 하나라도 더 배우고자 하는 분들로 자리가 채워졌기 때문에 좁은 공간이지만 처음 본 흰 도복을 입은 선생님이 이동하는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왜, 그때 그런 용기가 났는지 지금 생각해도 논리적으로 이해가 안 되지만 그때는 그랬다.

나의 두 번째 일본 검도 구경은 그렇게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협주곡 : 부처님 손바닥 안의 손오공

1악장 한양 구경 갔다 온 시골 김생원

23 10월의 첫 일본 검도 구경을 갔다 온 후 나는 중간고사를 준수한 성적으로 마친 중학생처럼 들 떠 있었고 내가 스스로 작성, 채점한 성적표를 보면서 흐뭇해 하고 있었고 짧은 시간이지만 보고 느끼고 온 일본 선생님의 검도를 열심히 흉내 내고 있었다.  참 어설프고 어설펐지만 그래도 하고 싶었다.

일본의 모든 사범님들이 다 마음에 남는 칼을 쓰시지는 않으셨지만 그래도 내 심상에 남아 있는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초로의 자그마한 선생님이(성함을 모르니 뜨지마선생님으로 부르겠다.)  전달해준 그 기억을 되살리는 작업을 아무도 몰래 하고 있었다.

그 기억이란….

2악장 욕심이 살금살금

일본 검도 구경 첫날 무덕전에서 촌각을 아껴서 여러 사범님들과 계고를 했다.

처음의 우려와 달리 그렇게 일방적으로 두드려 맞지는 않았고, 한국에서 수차례 들었던 칼이 바르지 않거나 하면 일본 선생님들은 바로 야매(그만)’하고 계고를 중단하신다는 말을 듣지도 않았다. 멀리서 검도 한 번 해보려고 홀홀 단신으로 온 것이 기특해서 인지 잘 받아주셨다.

하다 보니 살금살금 죽도에 욕심이 묻어 나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 초반에 계고 대기가 많았던 뜨지마 선생님자리가 순간 뜸 해진 것을 보았다. 나는 전광석화와 같이 대기줄을 옮겼다. 이렇게 하는 게 예의에 어긋나는지 아닌지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빨리 많이 하고 싶었다.

줄을 옮긴 덕분에 나는 뜨지마 선생님과 바로 계고를 할 수 있었다. 계고를 기다릴 때 보니 선생님은 중단과 몸받음이 무척 강하다고 느껴졌다. ‘뭐 설마 죽기야 하겠어~~~ 다치지만 말자는 심정으로 크게 호흡 한 번하고 들어가 배움을 청하며 죽도와 기합으로 인사를 드렸다.

저는 한국에서 왔는데 이기려 온 것은 아니고 배우러 왔습니다. 한데 질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절대 물러나지도 않을 것입니다.’를 전달하려 했다.  물론 전달 된 것 같지는 않다…^^ , ~~~ 살다 보면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못 알아 듣더라도

죽도 끝으로 선생님의 죽도 끝을 살살 더듬었다. 감히 들어갈 수 없었기에

강했다.’ 그 강함은 시멘트 콘크리트 벽 같은 경도가 높은 단단함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진흙벽과 같은 쑥 누르면 들어가지만 뚫리지 않고 누르는 순간 진흙에 빠져 못 움직이는 강함이었다.

그리고 무심했다죽도 끝에서 무심함이 느껴졌다. ‘그래 해봐~~~’

호흡을 조절해 가며 나의 빈틈이 보이지 않도록 강한 중단을 유지한 채 무덕전 바닥을 발가락으로 하나씩 하나씩 움켜 잡으며 선생님의 칼 속으로 들어 갔다. 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문이 열리지 않는 상태에서 들어가는 것은 바보 짓이다.

어떻게 할까? ‘갈까’, ‘말까’, ‘…..’ , ‘에잇~~~’ 뒤로 빠졌다.

다시 두드리자, 창피한 승리가 가끔은 정직한 패배보다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에 나는 쑤욱하고 우선 원간으로 다시 빠지고 선생님의 중단이 비기를 기다리며 계속 세메를 했다. 정말 뚫고 싶었다. 그리고 머리를 외치며 한 칼을 내고 싶었다. 그게 다였다.

3악장 전광석화!!! 바보

~~~ ~~~ 비었다선생님의 중단이 살짝 비었다. ‘~~~ 아무래도 노령이다 보니 지구력에 떨어지는 구나, 그래 가자~~~고고고강한 중단으로 일족일도의 거리로 들어가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로 머리한 칼을 내자. 드디어 잡았다.

 쑤욱~~~’하고 들어갔다. 일족일도의 거리로 아랫배를 우겨 넣었고 오른발은 비행기가 활주로를 이륙하듯이 부드럽게 무덕전 바닥을 미끌어진 동시에 왼발은 다음 타격을 위해 무덕전 바닥에 기둥을 박은 것처럼 버티고 있었다.

~~~ 이런정말 찰나의 순간에 선생님 죽도가 나의 죽도를 살짝 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눈으로 말씀하셨다. ‘김상~~~ 뜨면 끝이야’ ‘싫어요그래도 전 뜰 거에요.’라고 하고 싶었지만

엄한 눈길, 단단한 체세, 강한 중단이 여기서 뜨는 건 미친 짓이다.’라고 얘기 하고 있었다.

순간 고민 후 그래도 이렇게 물러 날 수는 없기에 왼발을 붙이고 근간에서 쇼부를 보려 했다. 처음 느끼는 압박이었다. 선생님도 근간으로 체세를 바꾸시면서 다시 중단 싸움이 시작되었다. 상대의 호흡, 어깨의 움직임 등에 나의 모든 감각을 동원했고 나는 나의 움직임과 호흡을 숨기고 싶었다. 지기 싫었다. 물리적인 시간은 짧았을 지 몰라도 나의 세계 속에서 나는 영겁의 갈등을 겪고 있었다. 호흡은 가파르게 상승했고 내 귀에 나의 심장소리가 너무나 선명하게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나의 일그러진 호흡과 모습을 보이기 싫었다. 죽도 끝에 자세를 잡고 있는 초로의 선생님은 평온해 보였다. ‘저 분도 힘들거야, 젊고 덩치도 큰 내가 조금만 더 참으면 분명 이 승부를 승리할 수 있을 거야라고 나는 계속 나에게 속삭이며 버텼다.

물러 날까?’, ‘어차피 안되는 거 그냥 뜰까?, ‘좀만 더 버틸까?’ 그래 나를 믿자 ‘T’인 나를논리적으로 지금 선생님은 지치고 힘들어 있고 나는 생생하다 그러면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 기다리는 건 나의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 그럼 답은 하나다~~~ 이륙하자강하고 찰나의 빛으로

알고 계셨던 듯하다. 나의 한계 시간을… ‘머리~~’, ‘

그 후의 선생님과 계고는 의미가 없었다.  가르쳐 주셨고, 난 배웠다.

인터미션 굴러 들어온 호박

이렇게 첫 일본검도구경에서 소가 뒷걸음 치다 쥐 잡은것처럼 마음에 남는 선생님을 만나는 재수를 누리다 보니 다시 일본에 가고 싶은 마음을 억누를 수 없었다.

와이프와 1년에 한 번 정도 가는 건 어떻게 양해가 될 것 같았지만 갔다 온지 2달도 안 돼서 다시 가겠다 했다가는 집에 있는 호구가 당근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크크크그런데 말입니다…. 하필 정말 하필…. 연말까지 항공사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으면 마일리지 소멸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말 어쩔 수 없이 우리집에서 제일 안 바쁜 내가 가기로 했다. ‘야호~~~’ 

이번에는 교토 무덕전에서 하루, 오사카 수도관 하루 이렇게 하는 걸 고민했다. 오사카 수도관 허락을 받을 수 없어 우선, 도착하는 당일() 운동은 무덕전 확정, 다음날() 운동은 현지에서 오사카, 교토를 결정하기로 했다.

 

2부 교향곡 : 우연과 필연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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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악장 겨우 2번째인데 잘난 척 하기는^^ 

역시 두 번째는 모든 게 편했다.

물 흐르듯이 간사이 공항을 빠져나와 미리 예매해 둔 하루카표를 이용해 기다림 없이 기차에 탑승 했고 Line을 통해 카와카미 선생님과 연락을 취해 호텔에 도착하면 데리러 오시겠다는 답장을 받는 등 여유가 넘쳐 났다. Line으로 카와카미 선생님이 본인이 데리러 갈 때 운동 준비 해서 나오라고 하시면 첫 방문 때처럼 도복 입지 말고 가서 갈아 입을 수 있도록 준비 해 오라고 하셨고, 카와카미 선생님 집에 있다가 바로 무덕전으로 가자고 하셨다. 댁에 가서 카와카미 선생님이 만든 죽도를 사고 이런 저런 애기를 하다가 죽도 파지에 대해 문의를 드리니 자신의 왼손을 보여 주셨다. 왼손 새끼손가락의 1/2지점에 세로로 긴 주름이 있었다. 이 주름은 죽도 끝을 새끼 손가락 절반만 잡아서 생긴 거라 말씀하시면서 이런 저런 애기를 해 주셨다. 그냥 얻는 건 아무도 없구나. 지인의 차량을 이용하여 생각보다 일찍 무덕전에 도착했다.

2악장 지금도 거친 화성을 거닐고 있을 그들처럼~~~

시간이 되어 카와카미 선생님을 따라 무덕전에 들어 갔다.

23 10월 무덕전에 운동을 하고 언제 다시 올지 모르지만 꼭 다시 오기를 간절하게 희망하며 무덕전을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에상치 못하게 다시 여기에 온 것이다. 들어가는 순간부터 가슴이 뛰었다. 오늘은 어떤 인연을 만날까? 어떤 배움을 받을까? 기대가 되었다.

~~~ 절대 다치지 말고, 바르게 하자제발 받아허리 이런 것 치지 말고 선생님들하고 할 때는 긴장 하지 말고 ~~~ 도끼칼 안된다….’ 속으로 난 계속 주문을 외웠다.

드디어 북이 울리고 기본기를 아주 짧게 하고 짧은 계고가 이어졌다.

기본 운동 시 외국인, 여자들도 있었는데 타격 강도가 굉장했고 머리가 깨지는 줄 알았다. 분명히 순해 보였던 분들인데 나를 반절로 자르려 하는지 타격 강도와 몸받음이 장난이 아니었다. 살살 봐주기 이런 것 절대 없다. ‘넘 좋았다….’, ‘그래 오늘 죽어보자…’

이렇게 기본운동이 끝나고 전체 인원이 돌아가면서 짧은 계고를 했다. 23 10월에 와서 할 때 보다 여유가 있어진 내가 느껴졌다. 그때는 모든 게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유경험자 아닌가크크크. 나도 모르게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열심히 했다. 여기 분들은 원간에 죽도 맞추고 세메 하다가 틈이 보이면 공격, 뒤로 가거나 막거나 그런 것 없다. 이른바 닥공이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드디어 지계고 시간이 되었다. 선생님들이 서 계시고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 역시 중앙에 서있는 선생님에게 쏜살같이 달려가는 일본 검사님들과 어리버리하다 늦어버린 나

난 신속함은 없었지만 빈틈을 노리는 노련미가 있었고 이 1시간의 운동이 얼마짜리인줄을 알기에 난 최선을 다해 쉬지 않고 선생님을 찾아다녔다.

처음 방문과는 조금 다른 것이 있었다. 뭔가 알려주시려 하는 게 느껴졌다. 전부 다는 아니었지만 일부 선생님들이 뭔가 보여주려 하셨다. ‘김상~~~ 그렇게 하면 안 돼잘 봐~~~’이런 느낌이었다.  안타까움과 희미한 가르침을 얻고 운동이 끝났다. 정말 아쉬웠다.

화성 탐사선 큐리어시티(호기심)’가 단지 호기심 때문에 그 먼 화성으로 여행을 떠나 화성에 도착하여 지금도 천천히 궁금함을 해결하기 위해 화성을 삐거덕 삐거덕 나아가고 있듯 나도 여기에 궁금함을 해결하기 위해 왔고 드디어 안착하여 더듬 더듬 길을 찾을 준비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3악장 적당한 타협과 자기 합리화 그 사이 어딘가

잠자리가 바뀐 탓인지 자다 깨다를 반복했고 전날의 피곤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아마 당일의 일정이 맘 속에 최종 확정이 되지 않아서 일 것이다.

나는 아직도 당일 검도 연습을 오사카 수도관에서 할지 교도무도센터로 갈지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둘 다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운동 시간이 겹쳤기 때문에 한 곳을 선택해야 했다.

아침 조식을 먹으며 나는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 ‘확정됐지만 조금 부족한 미래냐~~~’, ‘불확실하지만 새로운 기회가 있는 미래냐~~~’ 그리고 난 절충안을 찾기로 했다.

부족하지만 확정된 미래를 선택하기로~~~ 어제 운동에서 반복의 힘을 보았다.

그래 우선 교토에 집중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사카 수도관에서 운동을 꼭 해보고 싶었기에 당일 낮 시간을 이용해서 교토에서 오사카로 이동하여 수도관 답사를 하고 오기로 했다.

오사카성에 입장하여 조금 걸어가다 보니 수도관 건물이 보였다. 상상했던 것 보다 규모가 컸다.

하지만 건물 자체로는 무덕전의 고풍스러움을 넘어설 수 없었다. 수도관 앞에 도착했다. ‘~~~ 여기를 왔어야 하는데 아쉽다.’ 내가 방문한 날 중학생 정도 되는 남녀 학생들 검도경기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 스피드, 젊음, 패기, 신선함 등 내가 갖지 못한 모든 것들이 거기에 있었다. 아쉽지는 않았다. 단지 살짝 그리웠을 뿐이다. 오사카 수도관 운동은 다음으로 기약하며 교토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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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악장 진리로 가는 길은 하나가 아니다  

당연히 이번 검도 모임은 23 10월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무도센터에서 있을 것이라 예상하고 무도센터로 걸음을 향했다. 근데 뭐가 좀 이상하다. 무덕전에 불이 켜있고 운동하는 소리와 모습이 보였다.  어떤 사유인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무도센터가 아닌 무덕전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개꿀이다…’ 무덕전에서 2번 할 수 있다니 행복했다. 그리고 나의 어리석음을 반성했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모임 관계자 분이 책상을 펴고 참가 신청 및 회비를 받고 있었다. 혹시 몰라 애기 하는데 카드 안된다. 삼성 페이 절대 안된다. 계좌이체 이것도….안된다. 그냥 현금 특히 동전 좋아하신다. 금요 검도 모임은 카와카미 선생님의 후광이 사라진 찐 야생이다. ‘잘하자…’

금요 검도는 어제와는 확실히 다른 검풍이었다. 근접전도 많고 방어도 간간히 일어났다. 또한 칼 자체가 빨랐다. 그렇게 계고가 마무리되고 드디어 지계고 시간이었다.

끝나기 10분을 남겨두고 가장 인기 많던 선생님 대기 줄이 2명으로 줄었다. 내가 가면 3명 잘만하면 할 수 있겠다. 싶었다. ~~~ 그런데 인기 많은 선생님이 흰 도복을 입은 사범님과 정말 치열하게 검도를 즐기고 계셨다. 원간이 아닌 근간에서 세메를 하면서 조그만 빈틈이 생기면 찌름, 머리, 손목을 서로 교환하셨다.

저게 되는 구나저 근간에서도 손목 치고 강한 몸받음이 나오고 강력한 머리가 나오고 죽일 듯한 찌름이 나오는 구나. 그건 그렇고 선생님저 한국에서 왔어요. 이 대기하는 5분이 얼마인 줄 아세요. 제발 좀 빨리 끝내시고 저에게도 가르침을 주세요. 간절했다.

그런데 내게 기회는 오지 않고 있었다. ‘흰 도복 사범님과 계고를 마무리한 시간은 종료 5분전이었다. 흰 도복 사범님을 보면서 손을 들고 쓰미마셍과 간절한 눈빛을 보냈다. 그렇게 나는 내마음에 남는 두 번째 검도를 하게 되었다. 내가 정말 원해서 만든 자리였다.

그런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별로 없었다. 마음은 급했고 해보고 싶은 건 많았다.

손쿄를 하고 흰 도복 선생님의 칼끝을 더듬어 봤다.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중단도 있지만 그냥 화강석같이 단단한 중단도 있다. 이건 시속 160Km를 던지는 투수의 직구처럼 난 다른 건 모르겠고 단단한 직구를 던질테니 쳐봐속임수 이런 것 없는 건 알지 라고 얘기를 했다.

어차피 구석이라 뒤도 없어요. 일본까지 와서 뒤로 물러나며 방어하다가 이 짧은 시간을 소모할 마음이 없답니다. ‘선생님~~~, 저 들어 갑니다.’

우린 일족일도의 거리에서 대치하고 있었고 나는 살짝 몸을 밀어 보았다.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너무 위험한 거리로 들어간 것이다. 아니다 다를까. 나는 어쩔 수 없이 상대의 머리를 공격했고 선생님은 손목을 노렸다. 손목 공격 이후 커다란 트럭이 나를 들이받는 느낌을 받았다. 아 이 짧은 거리의 손목을 치고 온 몸으로 거리를 좁히며 몸받음을 한 것이다. ‘~~~ 너무 너무 좋았다.’ 이게 손목이다. 짧게 손목 치고 그 스피드 그대로 상대편에

이렇게 첫 합이 이루어지고 두 번째 합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다. 원간에서 서로 중심선을 뺏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었고 죽도 끝의 반절이라도 잡으면 나는 뜨려고 준비 중이었다. 기회가 오면 왼발 뒷꿈치로 계란을 지려 밟듯 밟으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고 여기서 아무것도 못하면 난 집으로 그냥 돌아가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난 최대한 릴렉스 하려 했고 선생님을 향해 하고 날았다. 그런데 나의 칼이 너무 늦다보니 선생님 받아 허리를 하시려 칼이 올라 가는게 보였고 그 빈틈이 한 눈에 가득찼다. ‘가자~~~ 머리이건 한 판이다. 팡하고 두세 걸음을 나가 뒤돌아서 잔심을 잡았고 선생님은 살짝 고개를 숙였다. ‘머리였다. 죄송했다.

시간이 없었다. 그 후 서너 합이 진행 됐고 선생님의 그 산뜻한 손목이 한두 번 나의 손목을 잘라 버렸고 잘린 손목을 가지고 있는 나의 몸뚱이는 선생님이 몸받음으로 밀어 버렸다.

운동의 종료를 알리는 큰 북이 울렸다. 5분만 더 할 수 있었다면…. 너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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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콜곡 : 집요하고 집요한 반복 반복 반복

언제 다시 여기에 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2310, 2403월 이렇게 두 번의 검도 구경을 통해 어떤 검도를 하면 되겠구나 라는 방향은 선정된 것 같다. 오사카 수도관의 새로움과 교토 무덕전이라는 반복 사이에서 고민했던 오전의 시간에 대한 답은 흰 도복 선생을 만남으로 확실해졌고 난 숙소에서 라벨의 볼레로를 집요하게 반복해서 들었다.

오늘도 난 손목을 연습한다. 볼레로를 들으며….

생각보다 글이 길어졌다. 1(23 10월 방문기)은 검도 애기를 최대한 자제하고 검도 구경이라는 외피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내가 느낀 검도 본연의 애기를 풀어보려 했다. 물론 나의 검력으로 이런 글을 쓰는 게 가당치 않기에 쓰는 것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그래도 느낀 점을 나누고 싶었고 그래서 이렇게 긴 기행문을 작성한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정말 검도 실력 형편없는 사람의 글이니 틀린 점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