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 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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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에 보면 우직지계(迂直之計)라는 말이 있습니다. 즉, 곧장 가는 것보다 돌아가는 것이 더욱 빠를 수 있다는 전략을 말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적과 경쟁에서 어려운 것은
우회하는 것이 곧장 가는 것이며
우회의 어려움이 결국 이익이 되게 하는 데 있다.
아무리 내 눈앞에 이익이 있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비록 늦게 출발해도
먼저 도착할 수 있다.
이것이 우직지계(迂直之計)를 아는 장군이다.
입니다.
말 그대로 우(迂)는 우회한다는 의미이고, 직(直)은 직선거리로 간다는 의미입니다. 직선거리로 기동하는 것이 빠를 수 있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큰 것이 사실입니다. 상대방도 아군이 빠른 길을 선택할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매복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직선거리보다 우회하는 방법이 안전하고 빠르게 부대를 이동시키는 방법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인생을 산다는 것도 어쩌면 직선거리로 출세하는 것보다 우회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남보다 빨리 출세하고 승진하려면 그만큼 중간에 다른 사람의 질투와 같은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기 마련입니다. 인생이란 거대한 회계장부를 마지막으로 결산해보면 남보다 우회하고 늦은 사람이 의외로 직선거리로 빠르게 산 사람보다 여러 면에서 뜻있는 인생을 산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수년 전에 일본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우리가 방문한 지역의 한 고등학교가 전국고교검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는데, 그것을 지켜본 일본의 한 지도자는 시합에는 이겼지만, 기본보다는 기술에 치우쳐 있어서 실력이 느는 것이 제한적이라 대학에 가면 좌절을 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기술보다는 기본에 충실하여야 한다고 하는 그의 말을 들으면서, 느끼는 바가 적지 않았습니다. 빠른 성과를 올리기 위하여 기본보다는 이기기 기술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자문을 해 봅니다.
검도 지도자로서, 검도를 배우는 사람으로서, 조금은 느리더라도, 조금은 돌아가더라도 기본에 좀 더 충실할 수 있다면 시간이 지난 후에는 대성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손자병법의 “우직지계(迂直之計)=빨리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는 말을 새삼 음미하여 봅니다.
대기만성이라고 하였던가!
(이 글은 “고전의 대문 2(노장과 병법 편)”(박재희 지음, 김영사)의 P.278~281에서 발췌하여 인용하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