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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깎이 검우의 먼 나라 수련기

  글쓴이 : 류성문
  작성일 : 2016-11-07
  조회수 : 1044

저는 2003년 43살 때 중학교에 입학한 큰 아들과 검도를 시작해서 2014년 4단을 받았고, 지금 대학에 재학중인 두 아들은 모두 3단입니다. 올 여름 해외에 가족여행을 하며 일곱 곳의 도장을 방문하며 수련을 한 후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작년 LA에서 돌아가신 어머니의 묘소참배와 런던에서 중증 장애인들을 돌보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작은 아들 위문이 이번 여행의 계기였었지만 아버님은 미국에 있는 손자들이 보고 싶으셨고, 집사람은 오랫동안 꿈꾸어 왔던 유럽여행, 큰 아들은 시험공부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려 재도전 하기 위한 힐링, 저는 외국인과의 교검이 목적이었습니다..

24일간의 여행일정 중 비행기로 이동하며 보낸 3일과 스페인 관광 7일을 제외하고 미국 LA에서 San Fernando Valley Dojo, Chuo Dojo, West LA Dojo를 방문했고 영국 런던의 Wakaba Dojo, Hizen Dojo, Kenyukai Dojo, 그리고 한국 여자 사범님이 지도하시는 TORA Dojo에서 여행 마지막 수련을 했습니다..

LA 세 곳은 모두 일본계 학원의 큰 마루 교실 같은 체육관이라 샤워시설과 Guest Fee가 없었고 (뉴욕 같은 동부지역은 2~30$), 워낙 땅이 넓고 대중교통이 빈약해서 승용차가 없으면 다니기 힘들었습니다. 반면 런던 네 곳은 시설이 잘 갖추어진 체육센터를 대여해서인지 4~10£ 정도의 일일 수련비를 받았고 지하철과 이층버스가 구석구석 다녀서 거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한국처럼 수련 후 맥주를 즐겨 마셨습니다..

LA와 London 모두 개인장비들을 갖고 다니며 요일을 정해 1주일에 1~3회씩 수련을 했습니다. 한국보다 수련일수가 적은 대신 일일 운동시간이 2~3시간으로 길었습니다. 런던 Wakaba Dojo의 경우 Kata: 2.00-2.30pm. Floor cleaning and warm-up: 2.30-3.00pm. Kihon Keiko: 3.00-4.00pm Jigeiko: 4.00-5.00pm으로 Kihon Keiko의 비중이 많았습니다. 유단자들은 모두 기본기가 탄탄하게 몸에 배여 있어 자세가 좋았고 칼을 크고 바르게 사용했고 특히 어린 학생들은 어른 못지 않게 좋은 칼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도 호구를 착용하고 기본과 기술연습을 한 시간 이상 실시하고 나서 자유연무를 하니 평소보다 훨씬 몸이 잘 나가고 어깨 힘이 빠져 가볍게 타격할 수 있었습니다. West LA Dojo에서 여검우님과 기본을 할 때 특별한 경험을 했는데 저 보다 키가 훨씬 작은데도 큰머리를 아주 세게 치길래 저도 세게 쳤더니 아파하는 것 같아 격자 직전에 칼을 멈추었습니다. 칼을 더 크고 빠르게 하며 격자 순간 멈추니 칼끝이 여검우의 머리를 채찍처럼 휘어지며 감았습니다. 여검우도 칼의 속도와 궤적에 비해 아프지 않으니 눈이 동그래지더군요..

한국의 경우 지루하고 힘든 기본을 하기 싫어 대련시간에 맞추어 도장에 늦게 오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도 그 동안 도장 출석율은 높았지만 먼 나라 검우들에 비해 기본과 기술연습에 충실하지 못했음을 깊이 반성합니다. 그리고 최고사범님이 호면을 쓰고 기술연습을 지도하는 동안 한쪽에서 상급자가 초심자들을 따로 가르치는 것도 한국에선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소속을 떠나 자유롭게 왕래하며 도장마다 조금씩 다른 다양한 수련을 경험하는 모습이 제일 부러웠습니다. 여러 도장을 방문할 때마다 명패가 다른 분들이 많았고 마치 저를 따라 다니듯이 같은 검우를 계속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런던 Hizen Dojo에 갔을 때 개관 40주년 행사로 푸른 눈의 사범님들이 각종 무도를 시연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조금 늦게 가는 바람에 아쉽게 KYU-JUTSU(궁술)를 놓쳤지만, 두 명이 목검으로 검도 검도본보다 훨씬 실전적인 형을 주고 받는 KEN-JUTSU, 여자사범님이 은장도 같은 작은 칼로 큰 칼을 상대하는 TANTO-JUTSU, SO-JUTSU(창술), IAI-JUTSU(거합) 시연을 보았습니다. 거합을 제외하곤 모두 처음 본 것들인데 특히 TANTO를 든 여자사범님은 살기가 느껴질 정도로 진지하게 하셨습니다. 한국에서 대회행사로 본국검법과 조선세법 시연을 직접 보았지만 칼에서 기를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Wakaba와 Tora Dojo에서 수련을 마친 후 제게 인사말을 할 기회를 주셔서 아들의 통역으로 감사 인사와 더불어 검도선진국인 일본과 한국에 못지 않은 탄탄한 기본기와 검도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칭찬하며 2018년 인천에서 열리는 세계대회에 많이 오셔서 한국의 문화와 검도를 즐기시길 부탁 드렸습니다. 대한검도회에서 준비를 잘 하시겠지만 저도 모쪼록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기여할 방법을 찾아 봐야겠습니다..

두 아들의 안내로 먼 나라의 여러 도장에서 수련을 하면서 그 동안 해 왔던 것과 조금 다른 劍道를 보고 나니 가까운 나라 일본에 가서 수련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내년엔 여객선을 타고 저렴하게 다녀 올 수 있는 후쿠오카 수련을 시작으로 조금씩 현지 적응해서 환갑이 되기 전에 쿄토 무덕전과 도쿄 노마도장을 거쳐 북해도까지 일본 열도를 일주하는 무사수행을 꿈꾸어 봅니다. 낮엔 집사람과 관광을 하고, 저녁엔 아들과 검도를 하고, 밤엔 수면제를 먹어야 했던 다소 힘든 여정이었지만 지금까지 살며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칼이 시원찮은 늦깎이 검우에게 즐거운 수련을 할 수 있게 배려 해 주신 LA와 London의 여러 사범님과 검우님들께 다시금 깊은 감사를 드리며 수련기를 마칩니다..


추신: 사진과 원문은 네이버 블로그 “검도애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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