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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 구석구석 톡톡 현장속으로 [대전 갑천중,태평중 검도부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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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태양이 떠오른 지가 엊그제 같은데 흑호의 기상이 물씬 풍기는 임인년도 벌써 종반을 향해 치닫고 있다. 화사한 자태를 뽐내며 순차적으로 피고 지기를 반복하던 봄꽃들도 언제였나 싶게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가지마다 신록의 향기를 흑호의 입김마냥 짙푸르게 내뿜던 여름날의 초목들도 하릴없이 지쳐갈 8월 둘째 주 월요일, 대전광역시 서구 만년동 갑천변에 위치한 검도 명문 대전 갑천중학교(이하 갑천중’)를 찾았다.

 

갑천중의 교목은 일편단심을 웅변하는 소나무, 상징동물은 상상 속의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용()이다. 교문을 들어서면 참되게슬기롭게건강하게란 교훈을 크게 새긴 표지석이 눈에 띈다. 이들을 뇌리에 버무렸을 때, 왜 갑천중이 대전광역시 서구 유일의 중학교 검도부를 운용하고 있는지 불현듯 깨닫게 된다.

 

검도는 꾸준히 그리고 참되게 용맹정진하는 백련천마의 길을 가면서 자신을 지도해준 스승과 선배의 은혜를 잊지 않는 그러한 무덕을 기본으로 삼는 무도다. 소나무의 절개와 천룡의 당당함 그리고 슬기로움 속에 건강한 신체 단련을 추구하는 갑천중 검도부의 진면목을 한 마디로 압축한 교목상징교훈이 아닐까 싶다.

 

때마침 필자가 찾은 이 날은 방학을 맞아 갑천중, 대전 태평중학교(태평중), 유성고등학교(유성고) 3개 중고교 검도부 학생들의 하계합동 특훈주간의 첫날. 별관 2층 강당에 들어서니 쩌렁쩌렁한 기합 소리와 함께 후끈한 열기 속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수련에 여념이 없는 대전 3개 중고교 검도부 학생들의 역동적인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실상 대전 중고교 엘리트 검도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인구 대비 상대적으로 많은 중고교팀을 운용하고 있는 타 광역자치단체들과 달리 대전은 중학교는 갑천중(감독, 8단 교사 이춘형), 태평중(감독, 7단 교사 박영웅) 두 팀, 고등학교는 유성고(감독, 7단 류석민) 한 팀으로 달랑 세 팀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런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이들 3개 중고교 팀들의 성적은 눈부시다. 이러한 결과는 가르치는 스승과 수련생들의 불굴의 지도와 투혼에 기인했을 터. 그간의 사제지간의 고생과 열정이 눈에 선하다.

 

대전광역시 고등학교 유일의 유성고 검도부 선수들 밑거름이 갑천중, 태평중 선수들이다. 이 두 학교 출신 선수들은 이춘형 대전광역시검도회 부회장, 박영웅 대전광역시검도회 전무이사의 탁월한 지도력에 힘입어 중학교 3년 동안 일취월장 실력을 배양해 유성고 검도부에 합류한다. 예로, 2021년 제30회 회장기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고부 개인전 우승을 차지한 국가대표 고교 상비군 김우주 군도 갑천중 출신이다. 명실 공히 이 두 학교는 유성고 검도부의 산실이다.

 

갑천중 검도부는 1994년 창단돼 올해로 어느덧 28년째에 이르는 명실상부한 검도 명문이다. 갑천중 검도부는 이춘형 선생의 지도하에 팀워크뿐만 아니라 성실, 열정이 돋보이는 팀이다. 이춘형 선생은 마부작침(磨斧作針), 일념통암(一念通巖)의 지도철학을 갖고 열정적으로 검도부를 지도해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훌륭한 제자들을 다수 배출했다.

 

마부작침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고, 일념통암정신을 집중해 화살로 바위를 뚫는다는 뜻이다. 이 여덟 글자에 이춘형 선생의 뼈를 가는 열정적 지도철학이 함축적으로 드러난다. 제대로 된 초등학교 팀 하나 없는 대전광역시의 열악한 검도 수련 환경 속에서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 아니 원석에도 미치지 못할 수 있는 제자들을 갈고 다듬어 갑천중 검도부는 전용훈련장 하나 제대로 갖추지 못했음에도 각종 대회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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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성적을 보면, 2005년 제8회 용인대총장기 검도대회 남중부 개인전 준우승(유제민), 2006년 제14SBS배 전국검도왕대회 중학부 준우승(김진영), 2007년 제49회 춘계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중부 개인전 우승(문웅섭), 2016년 제33회 추계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중부 단체전 준우승, 2018년 제60회 춘계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중부 단체전 준우승, 2018년 제35회 추계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중부 개인전 우승(김우주) 등이 있다.

 

최근에 이르러서도 2020년 제29회 회장기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중부 단체전 3, 2021년 추계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중부 단체전 3, 2022년 제5회 대한검도회장기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단체전 3위 및 남중부 2학년 개인전 2(전주현) 3(김승준)를 달성했다.

 

태평중 검도부 역시 개교 2년 후인 2004421일 창단, 올해로 18년차에 이르는 검도 명문이다. 태평중 검도부는 창단 이듬해 감독으로 부임한 박영웅 선생의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지도하에 어려운 여건을 딛고 괄목상대한 팀이다. 박영웅 선생은 기본에 충실한 검도인 양성이라는 지도철학과 이념으로 학생들이 공부와 검도를 병행하여 장래 전인적 소양을 갖춘 스포츠인이자 훌륭한 지도자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도해오고 있다.

 

주요 성적을 보면, 창단 첫해인 2004년 용인대총장기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중부 개인전 3(구자문), 2007년 춘계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남중부 단체전 3, 2009년 제38회 전국소년체육대회 3, 2013년 제4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3, 2021년 제4회 대한검도회장기 전국중고등학교검도대회 여중부 개인전 3(배은빈) 등이 돋보인다.

 

갑천중태평중 두 중학교 검도부는 제대로 된 훈련장도 갖추지 못한 채 종종 유성고의 훈련장을 빌어 수련하는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실적을 달성하면서 우수선수를 다수 배출했다. 최근만 하더라도 갑천중 검도부 감독 이춘형 선생의 제자로 제16회 세계검도선수권대회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실업검도팀 명문 구미시청 소속이었던 유제민 선수가 작년 9월 개최된 17회 경찰청장기 일반검도대회에서 우승, 무도경찰로 특채되는 영광을 안았다.

 

대전 검도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전적으로 검도의 기본기를 제대로 닦는 과정이라 할 수 있는 중학부 선수들의 양대 감독 - 이춘형, 박영웅 두 분 선생들의 본받을만한 검도철학과 지도이념에 힘입은 바 크다. 이들이 배출한 제자들이 검도계 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모범적 인재로 자리매김해 사회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지극히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임인년(壬寅年)이다. 오행에서 은 물()의 성질을 가지면서 검은색을 뜻한다. ‘은 나무()의 성질을 갖고 호랑이를 뜻하니 2022년은 검은 호랑이의 해이다. 비록 몇 개월 남지 않았지만, 나무가 좋은 물의 기운을 받아 성장하듯이 갑천중, 태평중 검도부 작지만 강한 두 마리 흑호들이 임인년을 재도약의 기점으로 삼아 대한민국 중학교 검도계의 눈부신 강자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